'코로나 낙동강 전투'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단톡방이 이끌었다

입력 2020-04-21 15:24   수정 2020-04-21 15:27


“많은 희생이 있어 안타깝지만 대구시민과 의료계가 단합하고 전 국민의 응원으로 조기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 미국에 비해 피해도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차순도 메디시티대구협의회장은 “대구에 큰 재난이 일어난 것은 불행이지만 메디시티협의회 구성원들이 빠르게 대처해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고 평가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대구시의사회(회원 6000명), 대구시간호사회(1만2557명), 대구치과의사회(1330명), 대구약사회(2083명), 대구한의사회(1146명) 등 5개 직능단체와 10개 상급 및 종합병원, 대구경북병원회 등 2만여 명의 구성원을 가진 민관협의체다.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이 기존 환자를 전원하고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전환한 것도 신속한 협력의 대응 사례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매월 직능단체와 병원별로 돌아가며 회의를 개최하고 회식을 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차 회장은 “대구의 초기 대응이 빨랐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과 다른 길을 걸었다”며 그 증거로 직능단체별, 직능단체와 병원, 대구시 등 방역주체 간에 만들어진 수십 개 단톡방을 예로 들었다. 차 회장은 “대구시의사회와 간호사회는 전국의 의료인력을 모았고 병원들은 응급실과 병상 상황 및 의료물자를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협력했다”며 “의료인력은 물론 물자 수급, 병원 간 환자 전원 등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의료계 원로로서 그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시의사회, 병원별 기획·진료처장, 대구시, 대구시감염병관리지원단 등이 모인 의료기관 책임보직자 합동대책회의도 주도했다.

차 회장은 “감염병과의 전쟁은 속도전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속도보다 빠르게 대구 의료계가 대응해 코로나19를 일찍 잠재울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차 회장은 “메디시티협의회가 중심에 섬으로써 코로나19 대책을 세우고 시행하기 좋았고 효과도 높았다”고 평가했다.

차 회장은 “대구 의료기관들은 보상을 우려해 환자 받기를 주저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며 “히포크라테스와 나이팅게일 정신으로 무장해 본능적으로 생명부터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의료계가 정부 지침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싸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지침이 현실에 맞지 않으면 과감하게 현장에서 매뉴얼을 만들어 적용했다”며 “정부의 지침 변경과 대응은 뒤늦은 경우가 많았지만 대구 의료계는 상황에 밀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싸워 나갔다”고 했다.

차 회장은 “대구가 의료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전통과 인프라가 있었다”며 “그 뿌리는 경성의전(서울대 의과대학), 평양의전, 대구의전(경북대 의대) 등 3대 의전의 전통에 있다”고 설명했다. 차 회장은 “대구는 2008년 메디시티 대구를 선언하고 2009년 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만들면서 국책사업인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차 회장은 “대구의 대응에도 돌아볼 점이 없지 않겠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제2차 대유행을 예방하는 데 다시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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